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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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추경호 부총리가 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의 한 수출기업을 방문해 제조시설을 둘러보며 업체 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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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 INTERVIEW] 소프트파워 강화, 전략적 접근과 세심한 검토 필요해

  • 연구자 이인복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현재 전 세계는 밀접하게 연결된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연대와 협력이 강조되는 이때, 한국의 공공외교와 공적 외교를 통한 소프트파워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BTS의 세계적 성공,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에서 드러나듯 한국의 대중문화는 세계인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소프트파워(soft power)는 군사력 , 경제력처럼 물리적인 힘을 지칭하는 하드파워(Hard Power)와 대응되는 개념의 권력으로 하버드 대학교의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교수가 처음 사용한 후 널리 쓰이게 되었다. 소프트파워의 개념을 비롯해 소프트파워의 정책 및 학문적 중요성에 대해 이인복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에게 들어보았다.

- 일시 : 2021년 5월 10일(월) 오후 2시

- 장소 : KDI국제정책대학원 연구실

이인복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인복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공공외교 및 공공원조를 통해 보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발전 전략:설문 및 설문 실험을 중심으로(2021)

1. 소프트파워란 무엇인가? 소프트파워가 강한 나라는 어디인가?

이인복 교수 : 소프트파워, 연성권력으로 번역된다. 전통적으로 ‘파워’를 이야기할 때 군사력이나 경제력을 하드파워라고 부르는데, 이는 힘으로 타자에게 원하는 것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이다. 소프트파워는 강제력보다는 매력을 통해 타자에게 원하는 것을 하도록 기대하는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의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교수에 따르면 문화, 가치, 대외정책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소프트파워가 결정된다고 한다.

‘이 국가가 소프트파워 강국이다’는 간단한 답변은 어렵다. 나이 교수가 자문한 남가주대 보고서의 소프트파워 순위를 보면, 독일·프랑스·영국·미국 등 서구권 국가와 일본·중국·한국, 추가로 브라질 정도의 국가 구성에서 순위만 계속 바뀌고 있다. 이는 시사잡지 모노클(Monocle)에서도 유사하다.

랭킹이나 지표마다 기준으로 측정하는 요소가 다양하다. 삼성과 같은 국제적인 기업의 유무, 올림픽 메달의 개수 등 소프트파워 지표에 대한 합의도 없을 뿐더러 인구나 무역은 하드파워이므로 지표에 넣지 말라는 견해도 있다. 지표에 대한 합의는 굉장히 어렵고, 현존하는 지표에 따라 어디가 소프트파워 강국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또한, 인풋(input) 기반으로 측정되고, 아웃풋(output)에 대한 측정이 미비하다 보니 실제로 소프트파워가 강한 나라가 어디인가에 대해 결론짓기는 어렵다.

2. 국제적 패권경쟁, 국가 간 교류·경쟁 측면에서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과장된 것은 아닌가? 아울러 소프트파워의 기준이 서구적 가치에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닌가?

이인복 교수 : 패권 경쟁이나 교류, 경쟁의 측면에서의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은 잘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어느정도 과장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참여한 「공공외교 및 공공원조를 통해 보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발전 전략: 설문 및 설문 실험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는 소프트파워를 위한 주요한 정책적인 수단인 공적원조나 공공 외교의 예산은 지난 몇 년간 양적으로 대폭 증가했지만 실제로 이것이 얼마나 소프트파워의 증가로 이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있지만 다양한 사업이 분절화되어 있고 뚜렷한 목표나 전략, 그리고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는 부족하기 때문에 중요성이 과장된 부분도 있다. 결과보다는 투입에 대한 평가, 수요자보다는 공급자 중심의 평가가 주로 이루어지다 보니 투입 요소나 노력, 운용 효율성에 다소 집중하게 되고 단기적인 부처나 부서의 운영 목표 이상의 정책적 혹은 전략적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실질적 효과가 있는지는 알기 어려운 면도 있다.

소프트파워의 기준이 서구화의 기준에 맞춰져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지만, 앞서 언급한 「공공외교 및 공공원조를 통해 보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발전 전략」보고서에서는 보편적 가치인 인권이나 인도주의가 강조될 때 공적 원조나 공공외교에 따른 한국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가 상승한다는 결과가 있었다. 또한 미국 윌리엄앤메리대학에서 공공원조나 공공외교에 대한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 그중 흥미로운 연구결과 중 하나는 아프리카 국가에서 중국 원조를 받은 지역들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니 원조에 노출된 사람일수록 중국에 대한 호의도가 내려간다는 점이었다. 미국 원조에 노출된 사람들은 미국에 대한 호의가 높은데 말이다. 중국이 원조의 양적 규모 확대에 비해 방향성이나 목적이 잘 설계되어 있지 않아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입장에서는 교훈을 얻어야 하는 부분이다.

또한 최근 트럼프 前 미국 대통령과 다른 사람이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발언하면 타국 국민들이 더욱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 내용뿐만 아니라 어떤 톤,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지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 미흡하다.

3. 글로벌 시사잡지 ‘모노클((Monocle)’은 2020년 12월호 ‘소프트파워 슈퍼스타들’ 제하 기사에서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세계 2위로 평가했다. 소프트파워를 구성하는 여러 속성을 감안했을 때, 한국의 소프트파워는 어떠한가?

이인복 교수 : 2위로 평가했으나 지표를 측정하는 것에 대한 신뢰도 문제는 여전히 있다. 모노클도 매년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 2018년-2019년 조사 기준으로는 15위였다. 대중문화의 영향력이나 코로나19의 방역 초기 성공 등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하는 데 성공적이었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15위에서 2위로 상승할 만큼 긍정적이었나에 대해서는 조금의 의구심이 있으나, 개선이 이뤄진 것은 분명한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것 같다. 그러나 한 분야의 영향이 다른 분야에 실제 어떠한 파급효과를 지니는지는 추가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KDI국제정책대학원에는 많은 외국 학생들이 있는데, BTS의 팬이라고 해서 케이팝의 팬인 것은 아니며 한국에 우연히 기회가 닿아 오게 되었다는 학생들도 있다. BTS를 좋아한다고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가 실제 구매나 나아가 한국 정책에 대한 지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는 아직 불명확한 상태이다. 실제로 영역 간의 관계성을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소프트파워가 증진됐다고 하더라도 걸림돌이 아직 많다. 다른 것보다도 외부에 대한 배타성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여전히 인종차별 지수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오며, 이 외에도 배타적인 성향이 노출되는 사례들이 꽤 많이 있었다. 최근에는 몇몇 지자체에서 외국인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하겠다고 하니 주한EU 대사 등이 집단 반발하는 사태가 있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가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생활하다 사망한 사건도 발생하는 등 법·제도적으로 굉장히 미비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보편적인 인권이나 배타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우리의 매력을 통해 상대방을 이끌어보겠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4. 정신적 가치 측면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개발도상국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이는 단기간에 민주주의 가치를 추구한 국가의 성공사례로, 다른 나라들이 모범사례로 삼을 수 있는 보편적 예로 봐야하는가 혹은 한국만의 특수한 사례로 봐야 하는가?

이인복 교수 : 보편적인 예가 될 수 있는지, 혹은 특수한 사례인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미소 냉전, 올림픽 개최 등의 시대적인 환경도 매우 달랐을뿐더러 각 국가가 지닌 특수성이 분명히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이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것은 다른 나라에 충분히 내세울만한 점인데 아직은 이러한 생각이 조금은 부족한 것 같다. 일례로 우리 대학원을 포함하여 외국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많은 수업이 한국의 개발 경험을 전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 출신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다보니, 이들은 경제 개발이나 산업 정책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능했던 정치적인 환경, 나아가 민주화로까지 이어지는 정치적 발전을 어떻게 이루어냈는지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의 개발협력사업도 새마을운동 전파와 같이 개발 과정에서 우리에게 어떠한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점이 작용했다는 알리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개발협력사업에서도 민주적 가치를 강조하거나 선거 때 공정 선거를 위한 감시단을 파견하기도 한다. 우리도 민주주의나 인권, 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겪은 성공과 실패를 나누며 함께 고민하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미얀마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5. 한국의 국가이미지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 조사를 하셨는데, 결과가 어떠한가?

이인복 교수 : 이번 연구는 다개국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를 살펴보았다. 설문을 통해 한국에 대해 알고 있는가, 한국의 문화를 아는가, 한국을 좋아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하면 당연히 ‘좋아한다’고 답을 해야 하는 것 같아 연구기법적인 차원에서 응답의 편향을 차단하고 정확한 측정을 하기 위한 고민이 있었다.

결과를 보았을 때 흥미로운 것은 먼저 거시적인 수준이나 미시적인 수준에서 응답에 상당히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가 단위로 보면 러시아, 미국, 인도, 필리핀은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영국이나 호주는 경제 부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BTS나 미나리처럼 영향을 미치는 데 문화가 모두에게 중요할 것 같지만, 국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이 다르다. 미시적인 수준에서 볼 때 개인 차원으로 봐도 차이가 상당하다.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처럼 서구권 선진국에서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한국에 대한 선호가 부정적이다. 케이팝 등 한국문화에 노출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여성층의 호감도가 높을 것으로 짐작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국가도 있고, 연령층도 많은 국가에서는 20대의 한국 선호가 높지만 일본은 반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국가별, 개인 특성별로 구체적인 측정이나 이해가 있어야 더욱 효과적인 마이크로 타겟팅에 기반한 공공외교 접근이나 문화적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6. 공적원조나 공공외교가 국가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방식인데, 지금까지 공적원조나 공공외교의 성과를 살펴본다면? 아울러 앞으로의 공적원조, 공공외교 방향에 대한 제언은?

이인복 교수 : 앞에서 말씀드린 설문 결과 외에도 연구를 진행했을 때 공공외교, 공적원조 두 개 분야로 나눠서 살펴본 결과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이나 대상국 국민 공히 국제적인 평판, 포용적 가치를 담은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호의가 높다. 예를 들어 공적원조라면 규모보다는 어떤 가치를 담은 원조인가를 더 중요하게 따진다는 것이다. 이는 굉장히 흥미로운 결과이다. 마찬가지로 이해관계를 따지는 원조에 비해 수혜자 니즈에 맞는 원조에 대해 선호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것을 보았을 때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생각하면서 접근하기보다는 포용성이나 평판을 가지고 접근했을 때 실제적인 원조나 공공외교 효과도 더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ODA 현황에 대해 분석한 기존 문헌들을 보면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 등은 공여국이 우리에게 정치적으로 중요한가, 실제 니즈가 어떠한가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 분석에서 한국의 공적원조 사업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등이 무엇이 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요소로 나타나는 것을 보았을 때 여전히 추격형 원조를 하고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본다. 또한 많은 나라들이 공공원조, 공공외교를 할 때 어떻게 배합해서 활용할지를 고민한다면, 우리는 이 두 가지 요소의 개념과 관계가 정립되지 않았다. 포괄적인 전략 자체가 부재한 것이 아닌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원조를 할 때 보통 전략적인 이해를 따진다면 UN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나 UN총회에서 우리와 같은 표를 행사하는가를 고려한다. 보통 우리 편에서 표를 주는 나라에 원조를 하는 편인데 우리는 반대로 주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전략적인 것이 아니라면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한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양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지만 아직도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있다. 우리만의 공적원조 전략이 필요하며,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원조할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또한 경제적인 이익을 떠나 좀더 인도주의적이고, 인권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면 실제적인 효과도 더 크게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최근 신북방·신남방 전략은 어느 정도 이러한 방향으로 순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7. 아울러 한국 체류 외국인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하셨는데, 결과가 어떠한가? 세계적으로 반이민/외국인 정서가 높아지는 추세인데, 한국 내 외국인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까? 정책적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이인복 교수 : 한국행정연구원의 정동재 박사님이 주도적으로 진행해주셨는데 몇 가지 짚어보자면, 해당 조사는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이나 이민자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것이다. 먼저 우리나라 시민들은 한국 체류자들이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유입되어 체류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인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때, 한국어 구사능력이나 한국에 시집을 오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직무능력이나 경제적 필요를 메꿔주는 것보다 우리 문화에 얼마나 동화될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개념적으로 이야기할 때에는 외국인 이민자가 과거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고 싶은 이민자는 백인, 내국인의 자녀 혹은 결혼 가족들이고 중동 출신이나 아랍계, 아프리카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배타적이다. 이민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제공되는 것을 시스템으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정작용이 작동하지 못할 때를 대비하여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주 예멘 난민 사태와 관련하여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었는데 대응이 늦었다. 좀더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이 있었다면 논란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또한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계속 통과되지 못해서 국제적으로도 지적받고 있다. 현 정부에서 포용국가라고 이야기하는데 포용의 대상이 내국인뿐인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정책적으로 실현하지 못하더라도 논의라도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다. 또한 일부 결과에서 보면 여성이나 청년층에서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조금 두드러지는데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8. 마지막으로, 교수님은 여러 문화적 경험을 하셨을 텐데 관용과 공존, 차별과 배척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린다.

이인복 교수 : 최근 연구들을 보면 다양성이 늘어날수록 창의성이 증진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그러면 다양성을 어떻게 더 잘 받아들이고 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차별이나 배척을 어떻게 관리하고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줄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실험논문에서는 정확한 정보 제공, 충분한 노출과 상호작용, 역지사지등이 중요한 요소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성소수자 인식에 대한 실험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록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현격하게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다.

역지사지의 사고를 진작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어떤 이유로든 집을 당장 떠나야 한다면 어디로, 어떤 경로로 갈 것인가에 대해 답을 해야 하는, 마치 텍스트 베이스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실험에 참여한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이는 사실 난민들이 집을 떠날 때 겪는 경험들과 굉장히 유사하다.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설문 실험을 통해 응답자가 이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때 이주민에 대한 긍정적 인식 개선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도 있다. 다른 곳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많은 미국 사람들에게 조상이 어디 출신인지, 몇 대부터 미국에 거주하기 시작했는지 등 가족 이야기를 묻고 나서 이주민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하면 훨씬 긍정적으로 나타난다는 결과도 있다. 우리 사회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이주 경험, 차별 경험, 전쟁 등을 겪었다. 어느 사회든 차별은 존재하지만 서로의 공통 분모를 찾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보편적인 가치로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과 발전을 위해서도 더욱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추경호 "수출물류 보완책 검토…무역금융 지원책 추가 마련"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추경호 부총리가 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의 한 수출기업을 방문해 제조시설을 둘러보며 업체 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2.07.01.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추경호 부총리가 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의 한 수출기업을 방문해 제조시설을 둘러보며 업체 측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2.07.01.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수출기업들에게 가장 많이 나온 건의사항이 물류 문제다"라며 "물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현장에서 발생할 문제이고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어 보완대책이 있는지 관계부처·유관기관과 함께 살펴보고 추가 대응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 소재 수출기업 에스피지 (13,800원 ▲300 +2.22%) 를 방문해 수출업계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무역금융과 관련해서도 현재 여러 지원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 등과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함께 무역금융과 관련한 현장애로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더 종합적인 수출지원 확대와 관련해 일요일(3일) 비상경제장관회의 통해서 논의하고 대응조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무역적자 등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쉽사리 해결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추 부총리는 "대외요인, 세계 경기와 (수출 난항 지속기간이) 관련돼 있고 전세계가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상승)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강도 긴축을 시행하고 있어 세계경제가 둔화될지 등이 변수"라며 "그 영향을 수출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우선은 이겨내야 하고 또 이럴 때일수록 경쟁력을 높이는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기간 대외여건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기업과 정부가 함께 이 상황을 이겨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추 부총리는 무역적자와 관련, "내용을 보면 수출이 굉장히 나쁜 건 아니다"라며 "적자의 근본 원인은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고 수출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기업인들이 이겨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추 부총리는 "수출이 활력을 잃지 않고 규모 자체로 보면 사상 최대실적을 내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며 "수출활력을 잃지 않도록 경제계와 상의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KDI 경제정보센터

지난 7월 23일 개최된 국민경제자문회의는 우리 정부의 자유무역협정(FTA) 정책 추진로드맵을 대통령께 보고했고, 이후 관련 정부부처와 학계 그리고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FTA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었다. 동 위원회는 8월 27일 첫 회의를 갖고 FTA 추진로드맵을 협의하였으며, 이어 8월 30일 대외경제장관회의의 논의를 거쳐 정부의 추진안으로 확정되었다. 동 로드맵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및 싱가포르와의 FTA를 단기적 FTA 추진대상지역으로 설정하였고, 해당 국가와의 정상회의를 통해 공식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들 지역이 단기적인 FTA 대상지역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그동안 연구기관, 민간업계 협의기구, 산ㆍ관ㆍ학공동연구회 등을 통해 FTA 추진에 대한 양자간 협의가 상당수준 진행되었고, 우리 업계가 필요성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으며, 농업에 대한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FTA의 경제적ㆍ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시장 확보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거대ㆍ선진경제권과의 추진이 필요하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여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타당성, 정치ㆍ외교적 함의, 우리나라와의 FTA에 적극적인 국가, 거대ㆍ선진경제권과의 FTA 추진에 도움이 되는 국가 등의 기준을 적용하여 이들 국가들을 선정하게 되었다.

한ㆍ일 FTA, 중장기적으로는 무역수지 개선될 것

일본과의 FTA는 유리한 점과 더불어 불리한 점도 있으나, 양국간 FTA를 추진해야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 FTA 추진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인 농업문제가 일본과의 FTA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 농업계는 일본과의 FTA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또한 일본과의 FTA 체결은 경제적 측면에서 타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양국간 관세구조 및 산업경쟁력 차이를 바탕으로 무역자유화 프로그램을 도입할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경우, 양국 업계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고, 양국 통상제도의 선진화 및 조화를 통해 무역관련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또한 일본의 비관세장벽 완화는 우리 기업의 對日 진출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한ㆍ일 FTA는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양국의 주요 제조업 분야에서 산업구조조정을 촉진하고, 경쟁지향적인 비지니스환경 조성으로 양국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또한 경제적 선진국과의 FTA로 우리나라는 폭과 깊이 측면에서 수준 높은 FTA를 달성할 수 있으며, 자동차ㆍ반도체ㆍ조선ㆍ철강 등 주요 제조업에서 세계적인 생산국가인 한국과 일본의 FTA는 동아시아 경제통합을 주도할 수 있다. 인건비ㆍ지가 등에서 일본보다 유리한 투자여건과 FTA하의 투자환경 개선을 통해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이 확대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제조업 생산기반을 강화함으로써 산업공동화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의 아지껜 등이 일반균형모델을 이용하여 한ㆍ일 FTA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여 왔다. 이들 연구가 대체로 지적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한국의 對日무역수지뿐 아니라 對세계무역 수지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향상ㆍ외국인투자 증가 등의 효과로 對세계 무역수지가 현저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일본기업의 경쟁력 우위, 우리나라의 높은 관세 등으로 급격한 시장통합은 단기적으로 우리 산업에 대한 산업구조조정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우리측의 관심사항 미충족시 한ㆍ일 FTA가 우리 산업에 미칠 손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양국간에 거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 않는 정보통신기기,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나은 농업ㆍ의류ㆍ일부 석유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들은 일본과의 FTA에 소극적이다.

한ㆍ중ㆍ일 3각관계내에서 한ㆍ일 FTA 추진돼야

한ㆍ일 FTA 추진과 관련하여 몇가지 고려사항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한ㆍ일 FTA 이후 FTA 추진 방향의 설계가 필요하다. 최근 들어 한ㆍ중ㆍ일 3국간 FTA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으나, 경제적 여건이나 논의의 진행정도 등으로 볼 때 한ㆍ중ㆍ일보다는 한ㆍ일 FTA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한ㆍ일 FTA는 그 자체로도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및 동아시아 FTA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아세안+3 정상회의를 통해 동아시아비전그룹(EAVG), 동아시아연구그룹(EASG) 활동을 주도하였고, 이들 그룹이 발간한 보고서에서 동아시아 FTA를 동아시아 중장기 협력과제로 설정하였다. 동아시아의 선진경제권인 한ㆍ일간 FTA는 동아시아 FTA의 핵심요소(core part)가 될 수 있다(R.E. Baldwin). 따라서 정부는 한ㆍ중ㆍ일 및 동아시아 FTA에 대한 기본 입장과 추진전략을 가급적 빨리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한ㆍ일 FTA도 이러한 대형 FTA의 구축과 그 궤를 같이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 대한 고려도 중요하다. 지난해말 이후 중국(홍콩 포함)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부상되었으며, 양국간 교역증가와 더불어 통상마찰도 빈발하고 있어, 한ㆍ중 간 통상협력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고성장 전망으로 우리의 수출 및 경제 성장에 중국시장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경제 성장 속도를 한국의 對중국 수출증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대한 수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수입규제조치의 증가, 수입시장 다변화전략 등의 영향으로 중국시장내에서 한국 상품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1998년 10.7%에서 2000년에 10.3%로 낮아졌고, 2002년에는 9%대로 악화되었다.
한ㆍ중ㆍ일 3국간 산업 및 교역구조, 긴밀한 경제관계 등으로 한ㆍ일 FTA 체결은 중국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WTO 가입 이후 중국 내수시장의 개방 확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및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 서부대개발사업 추진 등으로 외형적인 성장 지속이 전망되는 가운데,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위상이 제고되자 일본은 우리나라와의 FTA 체결로 동아시아내의 위상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자 한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양자간 FTA를 추진해 나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아세안과의 FTA를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해 프놈펜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는 3국간 FTA 공동연구를 제의하였다. 중국은 일본이 주도하는 한ㆍ일 FTA보다는 한ㆍ중ㆍ일 FTA나 한ㆍ중 FTA로 동북아 및 동아시아 경제통합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한ㆍ일 FTA를 양자간 관계로만 파악하기보다는 한ㆍ중ㆍ일 3각관계와 아세안+3 구도내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양국간 FTA가 상호 이익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對韓 부품, 소재산업 투자 확대, 비관세장벽 완화, 對韓 기술협력 강화 등을 통한 동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항은 FTA로 확실히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구조조정 비용, 동태적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한ㆍ일 FTA의 경제적 이익에 대한 확신이 높지 않다는 점은 향후 협상과정에서 우리측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FTA 체결로 무역적자 확대라는 단기적으로 부담이 있으므로 우리 업계(특히 자동차ㆍ기계ㆍ전자 분야의 부품ㆍ소재업계)에 대한 부정적 영향 축소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협상과정에서 민감 분야의 이익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ㆍ싱가포르 FTA, 특혜원산지기준 설정이 중요 이슈

금융위기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FTA 추진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로 싱가포르를 들 수 있다.
과거 싱가포르는 아세안의 일원이라는 정치적 요인과 말라카해협을 낀 지리적 이점 그리고 중계무역기지로서의 지경학적 위치 등으로 동남아지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으나, 금융위기로 동남아자유무역지대(AFTA)의 실질적인 발전이 부진해지고, 금융위기 이후 동남아 국가와의 교역이 침체되자 싱가포르는 양자간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싱가포르는 2000년 11월 14일 뉴질랜드와 FTA를 체결하였고, 2002년 1월에는 일본과의 포괄적 FTA인 경제연계협정(EPA), 이어 2002년 6월 스위스ㆍ아이스랜드ㆍ노르웨이 등이 회원국인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FTA를 , 2002년 11월에는 호주와 FTA를 체결하였고, 2003년에는 미국과의 FTA를 타결하였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는 올해 3월부터 개최된ㆍ한ㆍ싱 FTA 산ㆍ관ㆍ학 전문가회의ㆍ를 통해, 양국간 FTA하에서의 자유화 범위, 무역규범체계, 서비스 및 투자 자유화, 기타 협력사항 등에 대해 논의하였고, 10월 양국 정부는 공식협상 개시에 합의하였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양측은 상대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파트너인 것으로 평가하며, 한ㆍ싱가포르 FTA가 양국간 경제협력과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간 FTA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ㆍ싱가포르 FTA하에서 무역자유화가 실시될 경우, 관세상의 차이로 한국이 일방적으로 손실을 볼 것이란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소폭이지만 한국의 GDP가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과의 FTA와 마찬가지로, FTA 체결의 경제적 효과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투자유입이 관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FTA 체결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투자환경 개선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와의 FTA는 양국간 투자 확대, 동남아시장 진출기반 강화, 아세안과의 FTA 추진, 화교 경제권과의 연계 수립 등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동남아 무역ㆍ투자 진출의 교두보로서의 싱가포르가 지니는 장기적ㆍ전략적인 장점을 고려해야 하며, 상품ㆍ투자ㆍ서비스ㆍ인력ㆍ기술ㆍ정보 등에 있어 교류 확대와 선진 경제제도 습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ㆍ싱가포르 FTA하의 무역자유화만의 단기적 영향을 고려하면 교역조건의 악화로 인해 한국의 관세인하 폭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투자유입의 효과가 고려되는 장기적 분석에서는 가급적 관세인하의 폭을 확대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제시되어 단기와 장기간 효과 사이에 상쇄(trade-off)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정책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싱가포르의 재수출 비중이 높고, 원산지규정의 형태에 따라 싱가포르산 제품으로 인정될 수 있는 품목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양국간 FTA에서 원산지규정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싱가포르 제조업의 절대비중이 외국계기업이라는 점, 수입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 제조업의 특성, 총 수출 중 재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싱가포르와의 FTA에서는 특혜원산지기준의 설정이 중요한 이슈가 된다. AFTA 및 양자간 FTA에서 싱가포르는 느슨한 형태의 원산지규정과 낮은 역내조달 비중을 주장해 왔다.
경제 및 교역구조로 볼 때, 싱가포르가 한국과의 FTA 체결로 수출확대를 예상할 수 있는 품목은 석유화학ㆍ전기전자ㆍ기계류 등이 될 것이고, 이들 품목에 대한 무역자유화가 시장접근 협상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품목에 대해 한국은 주로 5~8%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싱가포르 산업 중 對한국 수출증가가 가장 우려되는 품목이 석유화학이고, 동 부문이 일ㆍ싱가포르 FTA(EPA)에서 자유화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에서 한국도 석유화학업종 중 일부 민감한 품목을 제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싱가포르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기전자산업에 대해 7~8%의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동 산업의 민감 품목도 자유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들 두 업종을 제외하면, 싱가포르와의 FTA가 한국경제에 대한 심각한 구조조정 압력을 초래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주의의 세계적인 추세에 뒤짐으로써 경제적 불이익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단기적 FTA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대상국인 일본, 싱가포르와의 FTA를 조기에 체결함으로써 FTA 정책의 국내기반을 강화하고, 더 나아가 일본ㆍ아세안ㆍ미국 등 거대경제권과의 FTA를 추진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뉴스 동서남북] 미국의 새 대북정책: 북한의 계산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9일 평양에서 열린 6차 당 세포비서 대회에서 연설했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해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4월 30일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해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월 2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대북정책은 적대를 목표로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한 게 아니라 해결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 보좌관] “Our policy towards North Korea is not aimed at hostility. It's aimed at solutions.”

`워싱턴 포스트' 신문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에 앞서 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미-북 관계를 오래 관찰해온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장은 발표된 내용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뭘 할 것인지 알 수 없는 북한으로서는 침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Silence, Because they really don’t know what Biden administration going to do…”

실제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의 발표와 `워싱턴 포스트' 보도를 합쳐 봐도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듭니다.

이에 따르면 새 대북정책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이를 위해 ‘세심하게 조정된 실용적 접근’ (calibrated practical approach)을 한다는 겁니다.

또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했던 일괄타결(grand bargain)이나, 과거 오마바 행정부가 추구했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도 배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워싱턴 포스트'에, 북한의 특정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완화(relief)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 선택적으로 대북정책을 조심스럽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My assessment is the administration has purposefully begun to roll out its review in a very kind of cautious, selective way… I think it wants to preserve its negotiating options.”

북한 측 입장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꼽는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점진적 비핵화를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도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입니다.

따라서 점진적으로 비핵화를 이뤄나간다는 것은 북한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워싱턴 포스트' 와의 인터뷰를 통해 싱가포르 합의를 유지할 것이라고 한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발언도 긍정적인 요인입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가진 첫 미-북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미-북 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구축이 핵심 내용입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합의를 유지한다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They did acknowledge that the Singapore statement would be something that they would build on…”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뒤집는 조치를 많이 취했습니다. 만일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합의를 파기 또는 무시할 경우 북한으로서는 처음부터 다시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 해도 반대급부로 무엇을 받을 수 있을지가 분명치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상응 조치, 당근, 반대급부 등으로 표현되는 보상책은 비핵화 협상의 중요한 요인입니다.

기본적으로 비핵화 협상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 보따리를 맞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물질과 핵시설, 그리고 핵무기를 내놓고 미국은 그 대가로 안전보장과 경제지원, 그리고 미-북 관계 정상화라는 선물 보따리를 주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사찰과 검증을 통해 이같은 주고받기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핵 협상이 이뤄지려면 북한이 내놓는 핵 보따리와 미국이 대가로 제공할 선물 보따리의 가치가 비슷해야 합니다.

미국과 북한은 1994년 10월 미-북 제네바 합의부터 2019년 2월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까지 크게 세 차례 비핵화와 관련한 합의를 이뤘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양측의 선물 보따리가 균형을 이룰 때는 비핵화가 진전됐고, 그렇지 않을 때는 회담이 결렬되거나 공전됐습니다.

예를 들어,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미국과 북한은 영변 핵시설 동결과 폐기를 대가로 매년 중유 50만t과 경수로 2기, 그리고 상호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연락사무소 설치에 합의했습니다.

반면 2009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5개의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밀 핵시설은 물론 모든 핵물질과 핵시설,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그리고 생화학무기 폐기까지 요구해 회담은 결렬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겠다면서 북한에 대한 아무런 반대급부를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언론 보도를 통해 특정 비핵화 단계에서 완화(Relif)를 제공할 수 있음을 내비친 정도입니다.

켄 고스 국장은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반대급부가 분명하지 않으면 북한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를 이루려면 분명한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They wanna know what US will put on the table…”

미국과 북한이 주고받을 보따리의 등가성 못지 않게 선물을 주고받는 순서도 중요합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선 비핵화, 후 상응 조치’를 주장해왔습니다. 먼저 북한이 핵 신고를 하면 이를 검증, 사찰하고 폐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제재 완화는 비핵화가 이뤄진 다음에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비핵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한 한 가지 이유가 됐습니다. 단적인 예로, 2018년 7월 마이크 폼페오 당시 국무장관은 평양을 방문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1박2일 간 총 9시간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폼페오 장관이 평양을 떠난 직후 북한은 미국이 아무 것도 내놓지 않고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를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순서는 물론 검증과 사찰의 범위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이에 대한 입장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수뇌부가 5월 2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미-한 정상회담을 주목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정상회담에서 이뤄지는 합의와 언급을 보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면 북한을 협상으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을 갖고 중재 노력을 할 것이고, 그러니까 김정은도 5월 21일을 주목할 겁니다.”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남북 간에 해빙무드가 급속히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대화 국면이 북한에 핵무력을 완성할 시간을 벌어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우려의 바탕에는 북한에 가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남북 대화 국면이 자칫 대북 제재와 압박을 이완시키고 북한의 협상력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적지 않은 전문가들의 우려다.

지난 1월 9일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김병연 교수(경제학과)도 “개의 꼬리로 몸통을 흔들겠다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남북대화만으로 북한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충고였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사회주의 체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사회주의 및 체제 이행을 연구해온 김 교수는 국내외에서 손꼽히는 북한 경제 전문가다. 그가 한국연구재단 우수학자지원사업 연구비 지원을 받아 7년의 연구 끝에 지난해 9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판사에서 펴낸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라는 영문 저서는 북한 경제 현실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깊이와 통찰력을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책에 대해 ‘희귀한 자료를 학문적 엄격성으로 분석한, 북한을 다루는 정책결정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 책의 부제를 ‘Collapse and Transition(붕괴와 이행)’이라고 단 데서 알 수 있듯이 김 교수는 북한이 이미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서 시장주의 체제로 옮아가고 있으며, 김정은이 시장과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수치로 북한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그가 대북 제재의 효과와 그로 인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는데 지금 평창올림픽을 매개로 진행 중인 남북 해빙무드를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의 남북 대화 국면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자체도 목적이지만 이걸 활용해서 남북관계를 풀어보겠다는 희망에서 나왔다고 본다. 남북 대화가 평창올림픽만을 위한 것이라면 당연히 찬성이다. 더 나아가 남북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겠다고 하면 그것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남북관계를 풀어보겠다고 하면 결국 북한의 비핵화 문제나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맞닥뜨린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개 꼬리로 몸통을 흔들려는 무리한 시도가 될 수 있다.”

- 북한이 이번에 회담에 응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강한 경제 제재와 압박에 내몰린 결과라고 보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제재의 효과가 지금 100% 나고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 이르다. 북한이 이번 대화에 나온 것은 몰려오고 있는 태풍급 타격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일 수 있다.”

- 태풍급 타격이라니? “작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제재로 인해 2%가량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질적인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고 본다. 지금 북한은 국가기관부터 돈이 마르고 있다. 김정은 개인의 외화 수입원도 줄고 있다. 수출은 다 길이 막혔는데 수입은 이전 규모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북한에도 외환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 1997년 우리의 외환위기 직전처럼 태풍을 앞둔 고요로 볼 수 있다. 앞으로 북한이 전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그게 태풍이다.”

그는 대북 제재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지만 실효성 있는 제재는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나온 유엔 안보리의 2321호 결의안부터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소식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 ‘이 시점에서 북한을 스톱시키고 북한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파탄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통일은 물론 평화마저 지키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칼럼 등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때 제안한 것이 북한 무역거래의 핵(核)인 광물 수출부터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 해외파견 북한 근로자를 통한 외화 수입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최종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중국으로부터의 원유 수입 제한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2321호 이후 2371호, 2375호, 2397호 등 제재안이 세 번 더 나왔는데 거의 내 제안과 일치했다.”

- 2321호 이전의 2270호 제재안에서도 북한의 광물 수출을 제한하지 않았었나. “2270호는 ‘민생용은 제외한다’는 단서 때문에 유명무실했다. 나는 민생용이라는 유보 조항을 중국의 요구로 봤고, 그것 때문에 제재가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민생용이라는 증명을 북한 스스로 하는 듯했다. 북한이 민생용이라는 서류를 떼주면 중국 세관이 그걸 받아서 도장 찍어 제출하면 끝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나는 광물 수출을 실효성 있게 제한하려면 70%라는 객관적인 상한선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 왜 70%인가. “광물을 수출하는 북한 기업들의 소유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현황을 보면 70% 정도가 당과 군 소속이었다. 이 수치와 근거를 중국에 들이대면서 70%를 막으라고 미국이 요구할 수 있다고 칼럼에 썼다. 민생용이라는 단서 때문에 아무것도 안 먹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으로 중국이 북한산 무연탄 수입의 62%를 틀어막는 데 동의한 것이다. 대북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사람들은 2270호와 2321호 제재안의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2321호 채택 이후 작년 3월부터 중국은 실질적인 제재를 시작했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이미 틀린 말이 돼버렸다.”

연구를 위해 중국을 자주 방문했던 그는 대북 제재가 얼마나 힘든 싸움인지를 경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경제 제재라는 것은 언덕을 계속 오르는 것처럼 힘든 싸움이다. 눈에 불을 밝히고 돈을 벌려는 사람들을 돌려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업자들을 보면 잡화점식으로 돈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사고판다. 2010년대 초반 단둥 세관에서 카키색 군용트럭들을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 군사퍼레이드 장면을 TV로 보니 거기에 그 트럭들이 나왔다. 당시 유엔의 거래금지 품목이었는데도 북한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북한과 중국의 무역전선은 돈 벌려는 강한 의지가 불법과 비법(非法)으로 뒤엉킨 곳이다.”

- 북한 경제에서 광물 수출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나. “가장 많을 때 전체 수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했었고 그 대부분이 무연탄이었다. 나는 작년에 북한 수출이 35% 이상 줄었을 것으로 본다. 그 여파로 작년 경제성장률이 2%가량 하락하고 외화수입이 3분의 1 정도 줄었을 것이다. 지금의 제재가 철저히 집행되면 올해는 수출이 2016년 대비 90%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최근 유엔 제재가 거의 모든 북한의 수출품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2016년 대비 국민소득은 5% 정도 하락하게 된다.”

그는 북한의 대중 광물 수출을 제재하기 시작한 것을 ‘사자를 우리에 잡아넣은 것’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그전까지의 제재가 산발탄을 날린 것에 불과하다면 대중 광물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함으로써 드디어 핵심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그는 “관건은 사자를 가둔 문이 나무문인지 철문인지, 얼마나 사자를 가둬놓을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물샐틈없는 대북 제재 공조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북한의 무역 비중이 20% 미만이어서 무역 제재가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던데. “2013년 북한의 무역의존도는 50%라는 게 내 계산이다. 2014~2015년에도 크게 줄지 않았다. 무역은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수치가 드러나는 ‘거울 통계’다. 북한과 중국 그리고 다른 나라와의 수출입을 합하고 거기다 남북 교역을 더하면 다 드러난다. ‘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라는 책에서 내가 1954년부터의 북한 경제성장률과 일인당 소득을 달러로 계산해 제시했는데 그 결과를 보면 유엔의 통계랑 아주 큰 차이는 없다. 2013년 기준 북한의 일인당 소득은 북한의 시장 환율을 적용했을 때 750달러 정도다. 유엔은 660달러로 계산했었다. 이를 북한 인구와 곱하면 190억달러 정도가 북한의 국민소득이다. 2013년 북한의 전체 교역량이 100억달러 정도인데 국민소득 190억달러를 이 수치로 나누면 50%를 넘는다. 이는 북한도 자본주의 모든 국가의 평균과 비슷한 무역의존도를 보인다는 의미이고 이게 팩트다. 무역의존도가 낮아서 대북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주장은 변화하기 전 옛날 북한을 대상으로 쓴 창작소설과 같다.”

그는 북한 경제 연구에서 블랙홀이 통계자료의 부족이라고 했다. 그 역시 ‘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라는 책을 쓰면서 제대로 된 북한 경제 자료를 구하기 힘들어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는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3만명의 탈북자 중 2000명 이상을 인터뷰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고, 2011년부터 북한과 거래하는 180여개 중국 기업들을 조사했다고 한다.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작년 7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산으로 가득했던 (북한) 국영 상점의 소비상품이 대부분 북한산으로 대체되었다” “북한 경제는 유엔의 고강도 제재를 받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성장했다” 등의 주장을 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볼 여지가 없진 않다. 그러나 이 주장은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의 체제 이행 시기인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러시아 국민소득이 40% 감소했다. 그러나 그때도 러시아 상점에는 새로운 상품이 넘쳐났고 해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경제가 개방되고 국민소득의 구성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겉만 봐서는 소득감소를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최근 북한도 GDP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고 본다. 중공업에서 경공업 쪽으로 비중이 옮겨가고 시장을 통한 유통이 활발해지다 보니 이것만으로 북한 경제가 괜찮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에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는 것은 오히려 북한 경제의 중증(重症)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품을 만들고 판매한 돈으로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강성대국은 좋은 건물을 많이 가진 나라’라는 김정은의 생각 때문에 건물을 짓고 있다. 이는 오히려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뺏는 결과를 낳고 있다. 사적 소유권이 제도화돼 있지 않아 돈이 제조업으로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와 건설 부문에만 몰리고 있다. 이런 부문은 장기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정은의 머릿속에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성장하는지 개념이 없다고 봐야 한다. 북한은 핵도 문제지만 이러한 경제적 무지가 불러오는 자원의 낭비도 문제다.”

김 교수는 김정은 체제 이후 등장한 북한 경제의 변화는 부가가치가 낮은 부문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런 사례를 들었다. “과거 북한의 소비재는 70~80%, 식량은 50% 정도가 수입산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였다. 그런데 김정은 체제 이후 소비재, 특히 식품 분야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중국산이 북한산으로 많이 대체되었을 수 있다. 얼마 전 동영상으로 한 국제단체가 북한의 첨단기술 경제개발구에서 사업을 하려는 북한 기업가를 컨설팅해주는 장면을 봤다. 그런데 그 내용이 과거 손으로 담아주던 콩나물을 비닐백에 담아 생산한다는 것이었다. 이 정도의 부가가치가 낮은 변화로는 자체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없다.”

- 그래도 일부 전문가들은 2011년 말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경제가 연 평균 4% 정도 성장했다고 추정한다. 얼마 전 한 기관은 2016년 북한 경제성장률이 7% 이상이었다는 주장도 폈는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대치로 계산해도 김정은 집권 이후 연 평균 2.5% 정도다. 과거 동유럽 붕괴 후 체제 이행기에 사유권을 인정하고 창업을 자유화해서 경제가 회복될 때도 경제성장률이 연 평균 4% 정도였다. 또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집단농장 폐지, 가족농 도입, 향진기업 등 사유기업 인정 등을 통해 1980년대 초반까지 연 평균 8% 성장을 했다. 지금 북한은 협동농장을 폐지하고 가족농을 도입한 것도 아니고 중국과 같은 향진기업이 있는 것도 아니다. 7% 성장은 잘못된 추정치거나 상상에서 나온 수치이다.”

- 연 평균 2.5% 성장하는 경제에서 재재로 인해 성장률이 2% 정도 하락하면 타격 아닌가. “그래서 내가 태풍 전의 고요라고 하는 것이다. 북한의 성장률을 분석해 보면 70% 이상이 시장과 무역의 힘이다. 그런데 북한에서 시장과 무역은 동전의 양면이고 서로 얽혀 있다. 북한에서 무역을 통해 돈을 벌면 시장에서의 구매력이 생긴다. 또 무역에서 번 돈으로 물건을 수입해 시장에 공급한다. 즉 시장의 수요공급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역이다. 그래서 무역이 타격을 받더라도 북한의 시장은 건재할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북한에서는 무역이 무너지면 시장도 무너지게 돼 있다. 북한 경제를 떠받치는 두 축이 무너지는 것이다.”

- 북한에 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는데 그러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인가. “지금 외화가 마르면서 쌓아 놓은 외화가 빠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북한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중국 기업들로부터 매출액의 7%를 리베이트로 챙겼다. 북·중 거래 규모가 연간 6조원 정도이니 리베이트가 최대 400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이 돈은 대부분 권력층으로 갔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돈부터 마르고 있으니 북한 권력층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또 시장활동을 할 수 없는 중간관료들은 한 달에 50달러는 있어야 가족이 살 수 있는데 이들의 월급은 암시장 환율로 계산하면 1달러도 채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대부분은 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서 뇌물을 받아 살고 있다. 시장이 위축되면 뇌물 수입이 줄게 되고 따라서 중간관료들도 동요할 수 있다.”

김병연 교수가 7년의 연구 끝에 지난해 9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판사에서 펴낸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

김병연 교수가 7년의 연구 끝에 지난해 9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출판사에서 펴낸 ‘Unveiling the North Korean Economy(북한 경제의 베일을 벗기다)’.

- 김정은으로서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나. “하나는 화폐개혁이다. 화폐개혁을 통해 민간에 쌓인 돈을 빼앗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2009년 화폐개혁의 트라우마 때문에 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당시 탈북자들을 만나 보면 당원들, 교육받은 사람들조차도 김정일·김정은 부자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들은 그동안 모은 돈이 얼마인데 다 빼앗아갔다며 분노했다. 김정은이 다시 화폐개혁을 한다면 목을 반쯤 내놓는 격이다.”

- 다른 선택지는? “궁지에 몰리면 국가 자산을 팔려고 할 수 있다. 그건 자본가, 사유화를 인정한다는 얘기다. 지금 북한에는 현금을 몇만달러에서 몇십만달러까지 갖고 있는 ‘돈주’들이 꽤 있다. 돈이 더 많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국가가 자산을 판다면 이들이 일차적으로 사들일 것이다. 결국 김정은은 시장과 타협해 권력을 나누든지, 아니면 시장을 척결하기 위해 화폐개혁 같은 반동정책을 펼지 결정할 수밖에 없다.”

- 마지막 대북 제재안인 2397호에서 정유 제품의 공급량을 연간 200만배럴에서 50만배럴로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이것도 북한으로서는 타격인가.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석유가 부족해지면 트랙터를 돌리지 못하기 때문에 농작물 생산이 줄어든다. 북한의 연간 식량생산은 1990년대 중반 350만t에서 현재는 500만t까지 증가했다. 또 시장에서 식량배분도 잘되고 있다. 때문에 정제유를 제외한 다른 제재가 효과를 보더라도 1990년대 중후반처럼 북한 식량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석유 제재로 인해 트랙터를 돌리지 못할 경우 400만t 초중반 선까지 생산량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런데 김정은 입장에서는 이것도 상당히 위협적이다. 북한 주민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 달라지다니?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 따져 벌써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북한 주민들도 시장을 통해 물질적인 혜택을 누리게 됐다. 북한이 다시 내핍을 통해 제재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진행된 북한 주민들의 변화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호모 이코노미쿠스’다. 시장을 접하면 인간은 능동적으로 바뀐다. 시장에서 내린 자기 결정에 따라 굶기도 하고 돈을 벌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머리에는 주체사상이 있지만 본능은 시장을 향하고 있다. 나는 2000년 중반부터 우리 정부의 정책 목표가 북한의 시장화를 촉진하여 주민과 정권이 서로 등을 돌리게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허가받은 약 400개의 시장과 60만개의 점포가 있다고 한다. 골목시장 등 소규모 장마당까지 포함하면 약 800개의 시장이 북한 경제에 일종의 산소호흡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가구 수입의 70~90%가 여기서 나온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 북한이 궁지에 몰리면 비핵화 카드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보나. “지금 정도의 압박으로는 아직 서로 가격 흥정이 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이미 ‘미국의 적대정책 포기’와 ‘핵 보유 인정’ 등 두 가지를 요구했다. 현재 미국은 적대정책 포기는 협상 가능하지만 핵 보유 인정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미국 정치권의 주류는 북·미수교를 북한의 비핵화와 맞바꾸는 걸 등가 교환으로 보고 있을 것이다. 만약 북한을 제재해도 효과가 없다고 미국이 판단하면 어떻게 할지 미국 내부에서 토의가 벌어질 텐데 그 결과는 우리에게 좋을 수가 없다. 북한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핵의 외부 유출은 안 된다는 단서 정도를 달고 북한의 핵을 인정해주면 우리에게는 악몽이다. 연평도·천안함 사태 같은 것이 다시 벌어지면 어떻게 하나. 지금 최선은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시장의 압박을 받아 비핵화 협상으로 나오는 것이다. 우리 진보진영에서는 대화를 통해 비핵화와 북·미수교를 맞출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진짜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김정은이 그렇게 선량할까, 아니면 바보일까.”

-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이 북한에 대한 최후의 압박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보나. “그 우리의 올림픽 무역 검토 카드는 중국이 북한을 버리겠다는 신호다. 그 카드를 쓰면 북한과의 관계가 다시는 좋아지기 힘들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쓰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중국은 북한이 제재를 견디지 못해 경제가 1990년대 중반으로 내려앉는 조짐만 보여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대북 제재에 관한 한 0부터 100까지 할 수 있는 나라다. 중국이 조용히 밀수만 봐주더라도 대북 제재의 효과는 떨어진다. 나는 제재를 더 강하게 할 수 있는 현실적 카드를 오히려 러시아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 어떤 카드를 말하는 것인가. “러시아에 북한 근로자가 4만명가량 나가 있는데 이들이 일인당 매달 400~500달러씩 북한에 보낸다. 러시아의 북한 근로자들이 과거에는 벌목공으로 일했지만 지금은 건설이나 인테리어 쪽에서 일하는데 부지런하고 유능해 아르바이트 수입도 많이 올린다. 과거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매달 받는 130달러를 북한 정권이 다 챙겼다고 가정해도 러시아에 있는 북한 근로자의 전체 수입은 개성공단 수입의 세 배나 된다. 큰 구멍을 막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2397호 제재안에서 해외파견 북한 근로자를 24개월 안에 귀환 조치하도록 했는데 24개월이면 우리에게는 너무 길다. 러시아한테 북한 근로자들을 당장 돌려보내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을 테지만 국제여론을 통해 러시아를 압박해야 한다.”

- 그렇다면 지금 수준의 대북 제재만을 유지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것인가. 결국 시간은 누구 편인가. “2년 안에 ‘옵티멀 타이밍(최적의 시간)’이 올 가능성이 있다. 그걸 알기 위해서는 세 가지 인디케이터(indicator)를 잘 보고 있어야 한다. 우선은 북한 광물 수출이 1년 이상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외화 수급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두 번째는 북한의 시장 거래량도 절반 이하로 줄어야 한다. 이는 주민소득이 절반으로 준다는 의미다. 세 번째는 북한 정권이 외화 부족을 견디지 못해 민간에 있는 외화를 탐낼 때이다. 북한 정권이 화폐개혁이든 자산매각이든 새로운 정책으로 민간 외화를 빨아들이려고 할 텐데 그게 북한 정권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지표다. 북한을 이 정도로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서는 공해상에서의 선박 석유 밀수를 잡아내는 것처럼 철저한 모니터링이 핵심이다.”

그는 경제 제재가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발휘할 경우 앞으로 전개될 가장 현실적인 협상 시나리오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일단 북한과 핵 동결 협상을 시작해 순차적으로 4차 핵실험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제재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제재를 점진적으로 해제해 나가는 것과 4차 핵실험 이전으로 되돌리는 과정을 연동시키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미수교 등은 비핵화와 연동시켜야 한다. 일단 협상을 통해 북한의 틈이 다시 열리면 북한의 시장화를 촉진하고 단기간에 북한의 경제와 사회구조를 바꿀 수 있는 스마트한 관여정책이 필요하다.”

그는 자신이 구상하는 ‘스마트 폴리시’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면서도 우리의 과거 대북정책이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북한 경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과거 대북정책을 결정할 때 경제적 팩트는 설거지 용도쯤으로 취급당했다. 과학이나 팩트가 아니라 정권의 이념이나 대통령의 개인적 선호에 따라 대북정책이 결정돼 허탈하기 일쑤였다. 대표적인 것이 2010년 천안함 사태 직후 나온 5·24제재 조치를 계속한 것이다. 당시 우리 정부는 대북 교역이나 투자를 전면중단하면 북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북한의 최대 수출품목인 광물의 국제 시세가 그 이후 폭등한 것이다. 호주산 석탄 가격 지수가 2006년에는 40대였는데 2011년은 120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이때는 중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채굴량도 크게 늘었다. 이 덕분에 북한은 로또를 맞은 것처럼 떼돈을 벌었다. 이 돈을 바탕으로 화폐개혁의 충격을 이겨낸 것이고, 핵 미사일 실험도 한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시장에 계속 관여하는 정책을 취했으면 우리가 쓸 수 있었던 대북 레버리지가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 문재인 정부가 평창올림픽 기간만이라도 우리의 단독 제재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건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약간이라도 발을 빼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업자들이다. 중국 정부가 ‘북핵의 가장 큰 피해국인 한국도 발을 빼는데 우리가 도와줄 필요가 뭐가 있겠느냐’고 여길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북한과의 교역을 다시 늘리려 할 수 있다. 작년 7월 우리가 사드(THAAD) 배치를 결정한 후에도 중국 업자들이 중국 정부의 묵인을 예상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중국의 북한 석탄 수입이 크게 늘었다. 시장은 그만큼 앞서 나가기 때문에 우리가 섣부른 짓을 하면 안 된다. 대북 제재는 살아있는 유기체를 무생물인 벽으로 막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데 그 벽에 조금씩 상처가 나면 결국 다 무너지고 만다. 역설적이지만 최대 압박을 가해야 제재가 빨리 풀린다. 북한 주민을 위한다면 강한 압박을 가해 김정은이 핵 동결이나 비핵화 협상에 조속히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즉 2년 정도는 해야 할 제재를 1년으로 줄이는 것이 북한 주민의 눈물을 진짜 닦아주는 것이다. 제재는 사자같이 들어가서 막강한 타격을 주고 백조처럼 우아하게, 제비처럼 빠르게 나와야 한다. 제재는 북한 핵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 북한 주민에게 고통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김정은은 이미 시장에 올라타버려 북한에서 시장이 가져오는 변화는 더 이상 되돌리기 힘든 불가역적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정은 스스로 시장과의 싸움, 시간과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핵 미사일 개발에 조급하게 달려드는 것 같다.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사랑하는 온 나라 인민들’이라고 말하면서 뜬금없이 절까지 하는 모습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만큼 북한 주민의 마음을 시장에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그도 알고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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